얼굴도 본 적 없는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PC. 그곳에서 이복 형제인 KPC와 만나게 된다.
그런 클리셰 있잖아요. 자고 일어났더니 하얀 방이고, 누군가와 단 둘이 있는, 그런 클리셰. 그게 실제로 일어날 수 있냐고요? 일어났잖아요! 지금 침대만 놓여있는 이 하얀 방에, 당신과 KPC. ...KPC? 지금보다는 앳되어 보입니다. 그럼 내가 아는 KPC는? ...하며 앞을 본다면 유리 벽 너머에 KPC가 입이 막힌 채 의자에 묶여있습니다. 그리고 앞에 뜨는 문구. "1단계: 키스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 ...네?
"나의 신은 당신의 얼굴을 하고 있다오" 4차선 교차로 한 가운데, 괴이한 시체가 발견됩니다. 666조각으로 이루어진, 13등신의 1인 분 시체. 그중 가장 큰 조각인 머리는 KPC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 너랑 있으면 쓰레기 같은 감정뿐이야. ”
열대야가 지속되는 불쾌한 여름, 깊은 새벽에 예고도 없이 찾아온 KPC가 기묘한 낯으로 당신에게 녹슨 칼 한 자루를 건넵니다. “배 속에 나비가 있어.”
숨을 막는 습도. 비와 부식에 잠긴 도시. 어둠 속에서도 자신을 잊지 말라는 듯 일렁이는 열대야. 자외선 램프로 몸을 던지는 기이한 모양의 날벌레들. 그런 벌레와 다를것 없이 죽어가는 인류. 부패한 퇴적물 위로 무심하게 자라나는 식물. 주파수를 맞추다 우연히 잡힌 방송에서 들리는, 절박한 목소리. "강이 끝나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