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개월 간 KPC는 불안해 보였습니다. 그러더니 2주 전에 출장 일정이 잡혔고요. 오늘은 출장 마지막 날. 자신의 신체를 끌고 돌아왔어야 할 KPC에게서 온 것은 몇 줄의 글자와 사진 하나입니다. ‘가장 사랑하게 될 아이에게 당신 이름을 붙였어. 보러 와 줬으면 좋겠는데. 그러니까 주소를 알려줄게요. 26번지, 버트 스트리트, 브릿지톤, 뉴저지.’ 사진 안에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KPC, 그리고 KPC와 똑 닮은 7살 즈음의 아이. 그런데 이 주소, 불과 일주일 전에 살인사건이 난 곳이 아니던가요? 기사를 본 일이 있는데.
당신은 오늘, KPC에게 고백할 생각입니다. 여느 연인들처럼, KPC에게 한 아름의 장미를 주는 것이 당연한 사이가 되고 싶어서 원래 2주마다 육지에서 오는 배송에 반지를 주문해두었죠. ...기상악화로 2~3주마다 오는 배송이 밀린 탓에 한 달간 어찌나 전전긍긍 애타게 기다렸는지. 당신이 일하는 곳은 배송이 늦을 수 밖에 없는 장소로, 태평양의 비티아즈 해연에 지어진 해저 기지-프로메테우스 입니다. 바닷 속 11,034m 아래에 있는 탓에 세간에서 말하는 총알 배송을 받기는 힘든 곳이지요.
참 행복했던 시간들,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닌데. 그 시절이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궁금해. Double Cross the 2nd Edition 『Yesterday Once More』 더블크로스―― 그것은 배신을 의미하는 말.
차는 시속 180km로 질주하고, 온몸은 조수석에 테이프로 칭칭 묶여 있고, KPC는 당신을 광기 어린 눈으로 보며 다시 액셀을 밟습니다. 이게 당신이 깨어나서 30초 이내에 목격한 풍경입니다. 불안한 예감이 엄습합니다. 이거 하나만 기억해. 개인적인 감정은 없어.
우리는 일상을 수호한다. 우리는 구원이고, 우리는 신념이며, 우리는 정의고, 우리는 조화다. 우리들은 세계를 괴물로부터 지키는 방패다. 그러나 존귀한 수호자야말로 가장 잔혹한 배신자. 괴물이야말로 우리의 미래. 우리의 끝. …이라고. 사실은, 누구보다 네가 제일 잘 알잖아?
하늘의 모든 새들은 탄식하며 울었다네. 불쌍한 울새를 위해,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들으며. Double Cross the 2nd Edition 『Birdcage』 더블크로스―― 그것은 배신을 의미하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