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폐하아아아. 당신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습니다. 뒤이어 따라오는 말은 듣지 않아도 자연스레 짐작이 갑니다. 간택령을 내려주소서어어어어어어. 아 제발요! 어찌나 많이 들었는지 이제는 밤에도 환청이 울려 잠에서 깨어나는 것 같습니다. 어째서 가만히 앉아 책을 읽고 시를 지었을 사대부들의 목청이 어지간한 군인들 뺨을 수십번 내려치고도 남을 만큼 우렁찬 거죠?! 목전까지 계속해서 올라오는 듣기 싫으니 썩 꺼지라는 노호성을 참으며 아직 때가 이르다는 말로 돌려보내고. 이 복잡한 마음 내 임으로 진정시키고자 예법의 어긋나지 않은 속도로 최대한 빨리 달려갔는데 돌아오는 말이라 하니.... 하늘이 내렸다는 천재라 불리는 재상이자 책사는 단호하고도 다정한 물음을 건네옵니다. "대체 누구와 결혼하고 싶으신 겁니까." 너요. 너랑요. 이 천하를 다 뒤져도 내가 백년가약을 맺어 평생을 약속하고픈 반려는 KPC 너밖에 없다고요!!
“내가 요구 하는 건 오직 하나 뿐. 1000일이 지나기 전까지, 날 의심해선 안돼.” 옛날 아주 먼 옛날, 어느 나라에는 위대한 술탄이 살고 있었습니다. 위대한 술탄, 파디샤는 취임 이후 매일 밤 꿈을 꿉니다. 제국이 불타오르는 광경 속, 처음 보는 이가 하렘에서 도망치고 있습니다. 불길한 꿈이 계속되는 건 아마 반란 때문이겠죠. 전쟁과 정복은 그칠새가 없습니다. 당신이 정복한 공국에서는 화해를 위해 파디샤의 하렘에 자신의 공주를 보내옵니다. 그날 밤, 걷은 베일 아래에는 매일 꿈 속에서 보던 얼굴이 있습니다.
옛날 아주 먼 옛날, 어느 먼 왕국에 심장이 얼어붙은 용이 살았습니다. 용은 전지전능한 존재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천사의 날개처럼 부드러운 깃털 침구에도, 짝을 잃고 우는 나이팅게일에도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왕국은 천년 간 평안했으나, 용이 마음을 잃어버린 이후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날카로운 바람에 왕국은 식어가고 추위를 타고 찾아오는 죽음이 사람들을 괴롭게 했습니다. 왕은 대신들에게 물었습니다. “용의 겨울을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러자 부유한 공작이 말했습니다. “용에게 더 많은 재물을 바쳐야 합니다.” 연이어 유명한 신관이 말했습니다. “용에게 더 깊은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어서 똑똑한 학자가 말했습니다. “용에게 더 높은 지식을 깨쳐야 합니다.” 하지만 용은 많은 재물도, 깊은 믿음도, 높은 지식도 내켜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아닌 자가 말했습니다. “용의 심장을 녹여주어야 합니다.” 그러자 왕은 공주님 or 왕자님 에게 무슨 희생을 치뤄서라도 왕국을 구해내기를 명했습니다. ..어느덧 용의 탑을 방문하는 날이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보았는가. 용이 떨어진 뒤로 삼 년. 물 아래 비치는 저 긴 그림자는 누구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