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경을, 괴물이라 불러요.”
“용사님! 눈을 뜨세요. 세상을 구하셔야죠!” 요란스럽게 구는 낯선 목소리가 성가시기 짝이 없습니다. 흔들흔들, 몸이 좌우로 사정없이 흔들리는 탓에 멀미가 일 지경입니다. 이건 또, 무슨 개꿈이람……. 잠자리에 들었던 탐사자는 아침 햇살을 맞으며 눈을 뜹니다.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건, 잔뜩 겁에 질린 KPC입니다. 창문의 커튼을 쥔 채로 KPC가 천천히 입을 엽니다. “탐사자, 밖을 봐.” 바깥에는…… 오, 이런. 어젯밤 세계가 멸망했던가요?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폐하아아아. 당신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습니다. 뒤이어 따라오는 말은 듣지 않아도 자연스레 짐작이 갑니다. 간택령을 내려주소서어어어어어어. 아 제발요! 어찌나 많이 들었는지 이제는 밤에도 환청이 울려 잠에서 깨어나는 것 같습니다. 어째서 가만히 앉아 책을 읽고 시를 지었을 사대부들의 목청이 어지간한 군인들 뺨을 수십번 내려치고도 남을 만큼 우렁찬 거죠?! 목전까지 계속해서 올라오는 듣기 싫으니 썩 꺼지라는 노호성을 참으며 아직 때가 이르다는 말로 돌려보내고. 이 복잡한 마음 내 임으로 진정시키고자 예법의 어긋나지 않은 속도로 최대한 빨리 달려갔는데 돌아오는 말이라 하니.... 하늘이 내렸다는 천재라 불리는 재상이자 책사는 단호하고도 다정한 물음을 건네옵니다. "대체 누구와 결혼하고 싶으신 겁니까." 너요. 너랑요. 이 천하를 다 뒤져도 내가 백년가약을 맺어 평생을 약속하고픈 반려는 KPC 너밖에 없다고요!!